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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취업

고졸의 마케터 취업하기 #1. 자기 분석 및 전략 설정

by hoowai 2020. 10. 11.

이 글은 대학교를 중퇴한 고졸의 사업가가 사업을 접은 뒤부터 마케팅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했는지 정리한 글입니다. 

 

자기분석과 취업전략에 관련된 글이다.
자기분석 & 취업전략

 취업을 결정한 계기

 

필자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한국에서 군대를 전역한 뒤 복학을 하지 않고, 푸드트럭 창업을 선택했다.

 

2017년 동업으로 시작한 트럭에서 나름의 성과가 있어서 2018년에는 트럭을 한 대 더 제작하며 동업자와 각 1개의 트럭을 운영하였다. 2년 차에는 첫 해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여 야시장에서도 꽤나 높은 매출을 올리는 트럭으로 자리 잡았으나, 푸드트럭 시장의 포화가 심해지고, 고객들이 푸드트럭에 대한 흥미를 점점 잃어감을 느껴감을 느껴서 오프라인 매장 창업을 결정하였다.

 

2018년 10월 야시장을 끝으로 트럭 사업을 정리하고, 그 해 12월 피자나라 치킨공주 암사점을 인수인계해서 오픈하였다. 나름의 분석을 통해 12월 15일에 재오픈한 매장은 2019년 1월, 작년 평균 매출에서 50%가량 상승한 3,800만 원의 매출을 만들었다. 매출 상승에도 불구하고, 2월 말에 판매를 결정했는데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예상보다 컸던 노동강도와 애초의 기획했던 것과 편차가 컸던 마진율이었다. 솔직히 푸드트럭의 성공으로 오만하게 접근했고, 조사가 충분히 치밀하지 못했다. 매출 상승에 집중하느라 더 중요한 마진에 대해서 꼼꼼하지 못했다. 2019년 5월 말에 매장을 다시 팔고 나왔으며 백수가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꿈꾸었던 요식업이었지만 음식을 하면 할수록 음식이 싫어지는 듯한 느낌이 싫었던 나는 요식업 창업을 포기하고 온라인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매장을 판매한 뒤부터 2020년 초반까지 솔직히 게으름 피우며 생활하였고, 안 하던 게임도 몰아서 열심히 했다. 이때는 간간히 영어 통역나 경호 알바를 짬짬이 하며 지냈다. 나름대로 아마존 준비도 한다고 준비는 했지만 2020년 초반 중국에서 코로나가 심화되면서 사업을 정리하게 되었다. 

 

게으른 생활을 하던 시절의 게임기록이다.
다시 생각해도 참 게을렀다. 신나서 한달 동안은 하루에 게임 5~6시간은 했던 것 같다.

 

2020년 4월 프리랜서였던 나, 동생, 사촌동생과 함께 서울시 프리랜서 지원사업 공모전을 목적을 만났으나 아이디어 회의를 하다 보니 너무 좋은 아이템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제품을 기획해서 팔기로 했고, 2주 만에 제품을 소싱해서 론칭했다.

 

런칭했었던 마스키퍼이다.
당시 출시했던 마스키퍼의 상세페이지 일부

 

개인적인 판단으로 마켓의 진입 상황은 좋았다고 생각했다. '마스크 보관케이스'라는 카테고리에 절대적인 1위 브랜드가 있긴 했지만 너무 많은 하자가 있었으며 마케팅적으로도 딱히 뛰어나다고 느끼지 못했다. 1위 제품에서 디자인을 추가하고 휴대성 그리고 구성상품을 좀 더 매력적으로 바꾸며 시장에 접근했는데 제품을 론칭할 당시 경쟁 브랜드는 4개 정도였다. 경쟁 브랜드가 적다 보니 론칭 후 첫 2주 동안은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나름의 매출이 나왔었는데 갑자기 매출이 점점 줄기 시작하더니 1달이 지나니 뚝 끊겼다. 

 

원인을 찾아보니 너무 많은 브랜드의 난입과 광고 경쟁이 이뤄지고 있었다. 우리가 론칭한 지 2주 만에 카테고리의 브랜드는 20개에 가깝게 늘어나 있었고, 일부 브랜드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우리 제품을 덮어버렸다. 

 

나름대로 유튜브와 블로그를 전전하며 온라인 마케팅을 공부하며 인스타와 페이스북, 검색광고에도 돈을 태워봤지만 경쟁사의 속도감 있고 효율적인 마케팅 능력에 비하면 뭐 워낙 허접했다. 여기서 더 안 좋은 상품으로, 더 늦게 진입한 상품이 우리를 제치고 상위권을 차지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가슴이 아픔과 동시에 굉장한 매력을 느꼈다. 

 

내가 정말 뛰어난 마케팅 능력을 갖고 있을 때 매력적인 제품을 만난다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이 부분에서 마케팅 능력개발에 대한 갈증을 느꼈고, 마케팅 회사에 취업을 결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기 분석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 분석이 이뤄져야 하는데 객관적으로 나 자신을 분석해보니 정말 형편없는 스펙이었다. 스스로 변명을 조금 하자면, 창업을 결정한 뒤에 취업으로 방향을 바꿀 줄 전혀 몰랐기에 흔한 토익 스펙도 없었고, 미국에도 노느라 바빴기에 문과생이라며 하나씩 갖고 있다는 인턴 경험이나 공모전 경험도 없었다.

 

2020년 5월의 스펙

 

나이 : 29살

학력 : 고졸 (대학교 중퇴)

면허증 : 운전면허 1종

시험성적: 없음

자격증: 없음

공모전 경험: 없음

특이사항 : 창업경험 3번

 

딱 정리하고 나니 정말 암울했다. 학교를 복학해야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약간의 좌절 타임을 보낸 뒤에 내가 빠르게 개선해서 이력서에 더할 것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했고, 그래서 실행한 것이 아래의 목록이다.

 

  개선을 위한 실행 목록

실행목록의 선정 기준은 '면접관에게 매력적인 스펙인가', '3개월 안에 유의미한 스펙으로 만들 수 있는가'였다. 여기서 3개월은 3번의 실무교육 기간을 얼핏 잡아 그 정도로 잡았기 때문이다.

 

1. 토익점수 확보 - 미국에서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시험만 봐도 어느 정도의 점수를 받을 자신이 있었다.

 

2. GAIQ 자격증 취득 - 온라인 마케터의 기본인 GA에 관한 이해도를 증명해주는 GAIQ 자격증. 온라인으로 진행되기에 야매로 공부하면 1~2시간 만에도 취득이 가능

 

3. 마케팅 실무교육 - 아무래도 너무 배경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증빙된 기간의 마케팅 실무교육 역시 스펙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당시 찾아본 기관은 패스트캠퍼스와 신한 두드림 재단의 무료교육이었다.

 

4. 블로그 운영 - 마케터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찾다 보니, SEO(상위 노출) 능력, 글쓰기 능력은 필수적인 능력이었다. SEO의 중요성에 관해서는 온라인 사업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꼈다. 

 

5. 포트폴리오 준비 - 서류를 붙어야 면접에서 입을 털 수 있기 때문에 이력서와 별개로 개인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기로 했다.

 

6. 지원회사를 위한 기획안 - 해당 회사를 위한 제안서 혹은 해당 회사에서 만들법한 기획서를 직접 만드는 연습을 했다. 마케팅 실무교육에서 강사님이 해주신 조언이었는데 굉장히 좋은 조언이라고 생각돼서 1순위 혹은 2순위로 가고 싶은 회사에는 기획서도 같이 제출했다.

 

1~3번까지의 목록은 솔직히 누구나 생각이 가능한 점이었기에 이것과 다른 +a를 찾기 위해서 고민하다가 나온 것이 4번인 블로그 운영이었다. 마케팅 실무교육기간을 2~3달 정도로 잡았을 때, 블로그를 시작해서 매일 포스팅을 한다면 SEO와 글쓰기 능력과 함께 나름의 성실함도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블로그의 방문자 수가 유의미하게 상승한다면 어느 정도의 빠른 습득 능력 역시도 어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5번은 역시 부족한 스펙을 메꾸기 위한 하나의 궁여지책이랄까. 솔직히 디자인 능력이 떨어지는 나에게 그리 효율적인 접근 방식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의 디자인 툴 연습도 할 겸 겸사겸사 준비했다. 

 

6번은 약간의 필살기 느낌이다. 내가 아무 영혼을 갈아 넣어도 회사 입장에서는 한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지만 나름의 의지와 일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단점은 시간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는 점..? 기획서 하나당 2~3일이 풀로 걸렸던 것 같다. 실제로 1 순위로 희망하던 회사에는 기획서를 제작해서 제출했다. 

 

 

  그래서 성공했나?

 

다행히도 성공했다.

 

2순위로 희망하던 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10월 5일을 시작으로 신입사원이 되었다. 정말 운이 좋다고 느끼는 점은 회사가 너무 매력적이다. 1순위 회사에 기대했던 기대치보다도 넘어서는 업무환경과 좋은 팀원과 팀장님을 만났다. 

 

면접에서 느낀 점은 블로그 운영과 제작한 기획서를 긍정적으로 봐주셨다는 점이었고, 짧은 시간이나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를 대답에 풀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입사 일주일 차인데 블로그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은 처음 업무를 배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 

 

솔직히 처음 자기 분석만 하고 났을 때 꽤나 막막했는데 나름 할 수 있는 것과 포기할 것을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 비워지고 집중력이 올라갔다. 마케터를 꿈꾸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남겨본다. 내용이 길어질 것 같아서 여러 개의 글로 기획하였다.

 

글은 아래와 같은 순서로 올릴 예정이다. (제목은 SEO에 따라 바뀔 예정이지만 구성은 아래와 같다)

고졸의 좋은 회사 취업하기 프로젝트

#1 자기 분석 및 전략 설정

#2 성향에 따른 취업 방향 및 회사 정하기

#3 블로그 운영하기

#4 포트폴리오 만들기

#5 기업별 기획서 만들기

#6 면접 준비하기

#7 취업 후기

 

  마치며 

 

일을 하다 보면 느끼는 점은 큰 일을 시작하려고 생각하면 막막하지만 일을 쪼개다 보면 막상 별 것 아니라는 것.

 

예를 들어 다이어트라고 하면 뭔가 엄청난 목표 같고, 시작하기 힘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집 앞에서 줄넘기 300개, 저녁밥 대신에 고구마 2개 먹기와 같이 쪼개다 보면 별 거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집 앞에서 줄넘기 300개 하는 것, 쉽지 않은가?

 

취업도 역시 나름의 방식으로 쪼개서 실행하다 보니 남들보다 좋지 않음 스펙임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 없이 좋은 회사에 취업하게 된 것 같다. 아마 여러분은 높은 확률로 대학 졸업증이 있을 것이고, 나이도 나보다 적을 확률이 높다.

 

내가 할 수 있다면,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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